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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세일즈 전문가들은 좋은 성적의 비결을 '고객을 빚진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객에게 호의를 자꾸 베풀어, 고객이 자꾸만 받게 만들어서 세일즈맨에게 빚을 진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이란 존재는 받으면 어느 정도 돌려주어야 한다는 의식이 있기 때문에 세일즈맨과 고객 사이의 거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연애에서는 '빚진 상태'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잘해주고 잘해주고 또 잘해줘봤자 상대는 우쭐해질 뿐이다. 세일즈맨에게 호의를 받은 고객은 저 사람 참 친절하네, 너무 잘해줘서 미안하다, 하고 생각하지만 끝도 없이 퍼주는 연인은 상대의 목에 깁스를 둘러주는 꼴이다. 저렇게 잘해주는 걸 보니 내가 진짜 좋은가 보다, 내가 얼마나 좋으면 저럴까, 아주 나한데 죽네, 죽어.



빚 따위는 없다. 내가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이다. 저렇게 나한테 잘하는 이유는 내가 당연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서 저러지 그것 말고 무엇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받는 건 자꾸만 당연해진다. 재가 뭔가 아쉬우니 나한테 이러겠지. 콧대도 점점 높아진다. 사랑에는 빚이 없다. 아쉬운 사람만 있을뿐.


-김현진 산문집 <육체탐구생활> 173쪽


생각 : 과연 이게 남녀의 연애에만 해당하는 걸까? 다른 관계에서도 이런 게 많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연인이든 부부든, 친구든, 또는 사회적인 관계에서 만난 그 누구든 지나치게 잘해주는 사람은 좀 무섭더라. 진짜 사랑한다면 적당한 거리를 두고 각자의 영역과 생각의 다름을 인정해주는 관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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