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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지역신문의 촛불집회 특별판

역사기록|2008. 6. 2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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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해 6월항쟁 20주년을 맞아 1980년 봄부터~87년 6.29선언까지 경남지역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취재해 [경남도민일보] 지면에 연재했던 적이 있습니다.

 87년 경남 6월에서 9월까지 항쟁의 기록

그 때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6월항쟁 당시 진주지역 시위를 담은 사진이 한 장도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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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진주지역 대학생의 격한 시위는 서울 명동성당 농성이 해산된 후 소강상태였던 항쟁에 다시 불을 질렀다는 평가를 받을만 했습니다. 6월 17일 경상대학생들이 경찰의 동료학생 연행에 항의하며 남해고속도로를 점거하고 LPG수송트럭 2대를 탈취해 경찰과 대치한 사건은 전국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다음날인 18일 '최루탄 추방의 날' 행사에 다시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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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이 사진이 남아 있지 않다는 거였습니다. 당시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이 제공한 사진이 서울지역언론에 실리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걸 실은 신문이나 제공한 연합뉴스도 이 사진을 찾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당시 이를 취재해 보도했던 [경상대신문]도 사진을 보관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학보사 기자를 했던 이를 어렵게 찾아 연락해봤지만, 그 역시 사진이 없다고 하더군요.

결국 남아있는 것은 당시 신문에 보도됐던 흐릿하고 빛바랜 사진을 스캔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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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자료란 이런 겁니다. 당대에는 널리고 널린 게 자료인 것 같지만, 불과 10년, 20년만 지나도 대부분 멸실되고 마는 게 현실입니다. 아마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촛불집회의 각종 유인물과 자료집, 사진들도 수십 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 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엔 그나마 낫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지역의 경우 연일 개최되고 있는 촛불집회를 제대로 기록하는 블로거도 없고, 지역신문도 제대로 취재해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생산된 기록물이 없으니, 보존할 기록물도 없는 셈입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서 엊그제 집으로 배달돼온 주간 [진주신문]을 보고 감동받았습니다. 신문을 펼치자 타블로이드 8면 판형의 촛불집회 특별판이 끼여 있었던 겁니다.

지난 10일 열렸던 진주의 촛불집회 상황과 함께 촛불이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대통령과 정부가 뭘 잘못했는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또 10일자 일간신문의 주요 만평을 실었고, 관련 칼럼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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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것은 6월 10일 이전에도 진주지역에서 여러 번 촛불집회가 열렸는데, 그걸 역사기록 차원에서 전체를 정리한 기사가 없다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나마 특별판까지 만들어 보도한 신문은 경남지역에서 아마도 [진주신문]이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진주신문], 고맙습니다.

이왕이면 아래 자료실에도 사진과 기사 좀 올려주세요.
http://cafe.daum.net/chotbul (08년 촛불항쟁 역사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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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렇군요 2008.11.04 1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정말 개념있는 훌륭한 신문이네요.

지역언론이여, 역사기록이라도 충실하자

역사기록|2008. 6. 2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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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일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정태진·교사)가 보다 못해 한 마디 했다. 명색이 경남지역 종합일간지라면서, 도내 10여곳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를 마산·창원 위주로만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일례로 밀양에선 그동안 10차례에 걸쳐 촛불집회가 열렸지만, 단 한 번도 지면에 보도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사실 그랬다. 마산·창원 외에도 진주·김해·거제·통영·밀양·의령·함안·창녕·고성·남해·하동·거창 등 대부분의 시·군에서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신문에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심지어 군사도시라는 특성으로 사회운동의 불모지라 부르는 진해에서도 지난 7일 '무려' 250여 명이 모인 촛불집회가 열렸다. 명색이 기자라는 나도 경남도민일보 지면이 아닌, '실비단안개'님의 블로그를 통해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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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에도 실리지 않은 진해의 7일 촛불집회를 전한 '실비단안개'님의 블로그 사진.


진해 같은 도시에서 250명의 시민이 모여 정권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면 가히 '역사적인 사건'이다. 87년 6월항쟁 때도 진해에서 시위가 있었지만 참여한 인원은 50여 명에 불과했었다.

경남도민일보뿐 아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더니 다른 지역신문들도 대동소이했다. 물론 신문이 기록하지 않아도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사진과 기사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서울과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농촌지역의 소규모 촛불시위는 블로그에도 오르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나는 지난해 6월항쟁 20주년을 맞아 80년대 경남의 민주화운동 역사를 26회에 걸쳐 연재한 바 있다. 당시 취재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기록의 부재였다.

그럼에도 가장 큰 도움을 얻었던 것은 당시의 지역신문과 대학의 학보·교지 등에 실린 기사였다.

당시 지역신문이 비록 논조는 시위대에 적대적이었지만, 각 시·군에서 있었던 시위자체를 누락시키지는 않았던 점은 놀라웠다. 최소한 사회면 귀퉁이에 1단으로라도 보도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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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 당시 마산의 6.10대회를 전하고 있는 경남신문 1987년 6월 11일자 사회면 기사.


그러나 지금 많은 지역신문들은 팩트 자체를 누락시키고 있다. 이건 지역신문으로서 엄연한 직무유기다. 특히 집회나 시위에 대한 보도는 언론으로서 기본이다. 집회 참석자들은 다음날 신문에서 자신이 참석했던 그 집회가 지면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본능적으로 확인하려 한다. 독자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다.

지역신문들은 늘상 정치·경제·문화의 서울집중현상을 성토한다. 또한 서울지(소위 '중앙지')의 지역신문시장 잠식에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자기들도 본사가 소재해 있는 대도시 위주의 보도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 안에서도 작은 시·군은 이중으로 소외되고 있다.

오늘이 6월 9일이다. 촛불정국의 분수령이 될 6·10대회를 하루 앞둔 날이다. 지역에서도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한 달쯤 된 날이기도 하다.

이쯤에서 각자 자기지역 촛불집회 중간결산을 특집으로 꾸며보자. 이 특집에서 그동안 누락됐던 시·군의 작은 집회까지 모두 기록하자.

지역신문이 뭔가. 자기지역의 역사조차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는 게 신문이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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