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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

스브스뉴스 갑질 논란에 대한 생각

기록하는 사람 2015. 8. 2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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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미디어팀이 운영하는 스브스뉴스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자신을 '스브스뉴스 영상구성작가'라고 밝힌 이의 글이 카드뉴스 형태로 올라왔다.


그는 자신을 "스물여덟살, 5년차 방송작가, 프리랜서"이며 "7월 1일 스브스뉴스에 입사했다"고 소개했다. 말하자면 프리랜서로 입사한지 2개월도 채 안 됐다는 거다. 정규직인지 계약직인지 인턴인지, 어떤 방식으로 입사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는 이 글에서 "부팀장격인 하대석 기자의 강압적인 언행을 버티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8월 초  하 기자가 "존댓말 해주는 것도 고마운 줄 알아야지" "보도국에서 누가 당신 같은 사람을 상대해줘?" "스브스뉴스와 내가 아니라면" "당신은 온갖 무시를 당할 텐데" "하고 싶은대로 영상뉴스를 만들었으면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등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우선 말이란 누가 어떻게 옮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바뀔 수 있다.


예컨대 하대석 기자가 이런 말을 했던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의도로 이런 말을 했냐는 게 중요하다.


가령 이 구성작가가 어느날 하 기자에게 회사에 대한 여러 가지 불평과 불만을 털어놓으며 이대로는 일하기 싫다고 어필했다고 치자. 입사한지 2개월도 안 된 상태에서 회사 분위기와 일하는 환경이 자신의 기대치에 못 미쳤을 수 있다. 하 기자가 그를 설득하고 달래기 위해 좋은 말로 저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말투도 위 텍스트와는 달랐을 것이고, 말도 존댓말로 했을 것이다.


물론 일방적으로 하대하며 위의 워딩 그대로 했다면 구성작가가 모욕감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르게 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저런 말을 하 기자가 했느냐, 안 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이냐가 문제라는 거다.


그렇게 앞 뒤 맥락을 생략해버리고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던 문구만 따서 저렇게 올리면 그야말로 하 기자의 갑질이 되고 마는 것이다.


스브스뉴스 공식 페이지 커버.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제는 회사가 업무상 운영하는 공식 페이지에 저렇게 올렸다는 건 명백한 업무방해 행위에 해당한다. 실제 갑질이 있었다 하더라도 한때 회사 구성원이었던 사람이 공식 페이지에 재를 뿌려놓고 나간다는 건 황당한 일이다. 만일 스브스뉴스가 아니라 생방송 중인 SBS 뉴스 스튜디오에 뛰어들어가 저렇게 깽판을 쳤다면 어떻게 될까?


스브스뉴스에 심석태 뉴미디어부장과 하대석 기자가 올린 해명글에는 구성작가를 옹호하고 하 기자를 비난하는 댓글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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